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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료와 지역특산물 강요, 전통주산업 어려움

수도권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는 A대표는 평소 탁주와 증류주를 만들 때 주로 쌀과 감자, 고구마 등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독자적인 맛을 내기 위해 유자와 한라봉 등을 활용한 전통주를 제조하려고 하니 법규가 걸림돌이 되었다. 전통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제조장이 소재하거나 인근 지역의 농산물을 주원료로 사용해야 하는 규정 때문이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통주산업법과 주세법 등이 신제품 개발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통주의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좁게 설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제조시설도 원료 산지와 인접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제약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현행 법규에 따르면 유자를 사용한 전통주는 전남 고흥 및 경남 거제의 양조장에서만 생산할 수 있다. 한라봉을 활용한 전통주는 제주를 기반으로 하는 양조장에서만 제조 가능하다. 이에 A대표는 "지역특산물을 활성화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오히려 지역 특산물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전통주는 법률상 "민속주"와 "지역특산주"로 나뉜다. "민속주"는 무형문화재나 식품명인이 면허를 받아 제조한 술을 말하며, "지역특산주"는 농어업 경영체나 생산자 단체가 직접 생산하거나 제조장 소재지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주원료로 사용하여 만든 술을 말한다.

전통주로 인정받으면 주세를 50% 감면받을 수 있으며, 온라인 판매도 가능하다. 그러나 청소년 음주 등의 우려 때문에 전통주의 인정기준은 더욱 엄격하게 설정되었다. 이러한 제약으로 인해 유럽과 일본과 같이 다양한 주류를 개발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비록 양조장과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나 원료의 5%까지 사용이 허용되었지만 현장에서는 "비율이 너무 낮다"는 의견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충남 천안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는 권혁준 두레양조 대표는 지역 특산품인 샤인머스캣을 원료로 개발한 새로운 전통주를 제조하려고 했으나 어려움에 직면했다. 현행 법규가 전통주산업의 발전을 막고 있다는 그의 목소리는 전통주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전통주산업은 우리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법규나 규제가 신제품 개발을 방해하는 것은 좋지 않다. 전통주산업의 규모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법적인 제약을 완화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통주산업이 더욱 발전하고 세계에 알려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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