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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거울 설치, 효과 불분명" - 시민들 의식 부족으로 성과 미미?

서울 영등포구 한 지하철역에서 2일 오전 10시30분. 20대 여성 홍씨가 출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나왔다. 그녀는 벽에 부착된 볼록렌즈 거울을 보고 얼굴을 찡그렸다. 이 볼록렌즈는 지하철역 내 불법 촬영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안심거울이다. 주로 상행 에스컬레이터와 계단 상단에 부착되어 앞서 가는 사람이 뒤를 보기 쉽게끔 설계된 것이다.

그러나 이날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 안심거울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한 듯했다.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는 동안 시민들은 스마트폰을 보거나 바닥을 바라보며 움직였다. 홍씨도 "이런 시도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하지만, 에스컬레이터 시작점부터 중간 지점까지는 잘 보이지 않아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 도봉구, 양천구, 강남구, 영등포구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불법 촬영 범죄 방지를 위해 안심거울을 지하철역에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거울 안의 사람 모습이 잘 보이지 않고 저녁 시간대에는 조명의 영향을 받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직접 서울 시내 지하철역 3곳을 방문한 결과, 볼록 거울만으로는 사실상 뒷사람의 행동을 식별하기 어려웠다. 거울이 에스컬레이터 꼭대기에 붙어있어 아래에서 엘리베이터로 탔을 때 거울을 잘 볼 수 없었다. 에스컬레이터 중간 지점에 도착했을 때는 거울 안의 사람들이 작게 보였다. 그리고 본인의 신체가 뒷사람을 가리기 때문에 실제로 몰카 범죄가 발생하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안심거울의 효과를 확인하려면 거울과의 거리를 좁히고, 더 나은 형태로 설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시민들의 인식도 함께 개선되어야 안심거울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효과가 불분명한 안심거울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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