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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가방 속 녹음 파일 증거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

대법원은 자녀의 가방에 몰래 넣은 녹음기를 통해 수집한 내용은 증거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이러한 판단은 유사한 사건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던 웹툰 작가 주호민이 아들을 돌보던 특수교육 교사를 상대로 제기한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녹음 파일이 증거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대법원 1부는 1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은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 오해를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것으로 유무죄를 종국적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녹음 파일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A씨가 2018년 3월 담임을 맡은 3학년 학급에 전학 온 학생에게 폭언하며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아동학대를 의심한 피해 아동의 어머니가 아이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피고인의 발언 내용을 녹음했고, 이후 수사기관에 피고인을 아동학대로 신고하면서 녹음파일과 녹취서 등을 제출했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는 학대 사실이 담긴 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대법원은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교실에서 수업 시간 중 한 발언은 통상적으로 교실 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교실 내 학생들에게만 공개된 것일 뿐, 일반 공중이나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하여 증거 능력이 없다고 결정했다.

이와 유사하게 주호민 역시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고 주장하여 특수교사 B씨를 고소한 사건에서도 녹음기의 녹취 파일이 제출되었다. 그러나 검찰은 이러한 녹음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아니다. 이와 같은 판단이 나온 이유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과 유사한 이유로 추정된다.

이러한 판결과 관련하여 아동학대 관련 사건들에 대한 수사, 재판에서 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이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한 논의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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