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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의 경험이 나에게 찾아왔다. 나는 늘 낙상은 노인의 문제라고 생각해왔지만, 이번에 그 사실을 직접 체감하고 깊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낙상과 같은 노년의 질병을 마주하면서, 병을 다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았다.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질병은 중년까지는 그나마 치료와 관리가 가능하지만, 노인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약을 복용할 때는 부작용을 고려해야 하고, 여러 약물을 복용하면서 생길 수 있는 새로운 문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나의 낙상은 출근하기 전 목욕하는 도중 일어났다. 아침 달리기를 마치고 목욕을 마친 후 화장실에 나갈 때 어떻게 넘어졌는지도 모르게 바닥에 넘어졌다. 기억에 남는 것은 오른쪽 뺨을 중심으로 광대뼈가 바닥에 충격을 받은 것이었다. 한동안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고, 샤워기 물줄기가 머리와 뺨을 계속 적시고 있었다. 내 머릿속에서는 일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울려퍼졌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겨우 몸을 일으킬 수 있는 순간 혼잣말처럼 최선의 정보를 떠올리려고 애를 썼다. 며칠 전 외운 스티브 잡스의 연설문의 마지막 문장을 떠올리고, 오늘 할 일을 되새겼다. 이정도면 다행히 머리는 다치지 않았다는 결론으로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더 심해졌다.

거울 속에 비친 나의 얼굴은 약간 부어있을 뿐 외형적으로 크게 뒤틀린 것은 없었다. 하지만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와 CT를 찍으면서 신경과 의사가 아래와 같이 말했다. "사진을 보시죠? 광대뼈에 한 개, 눈 밑에 한 개 골절이 보입니다. 성형외과를 찾아가서 수술에 대해 상담해보시는 것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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