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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 남녀 혼석 금지 사라진다. 국무조정실이 최근 규제개혁 사례로 내놓은 이 조치는 독서실에서의 남녀 혼석 금지 조례를 위헌이라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것이다. 이 판결은 작년 2월에 나왔지만, 여전히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해당 조례를 유지해왔다.

이 조례는 독서실에만 적용되고 유사 업종인 스터디카페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작은 규제라도 피규제자에게는 고통이었다. 생업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좌석이 비어있어도 성별 규제 때문에 손님을 받을 수 없었고, 규제를 어기게 되면 10일간 영업정지를 당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규제가 실제로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한편으로는 웃프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현실이 규제가 적용되는 것이니 말이다. 규제 개혁 사례라고 하나, 역설적으로 규제 국가의 고해성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규제 완화, 규제 개혁, 규제 혁신. 문민정부 이후 30년간 우리 정부의 역사는 규제 개혁의 역사이다. 언제나 우리 정부는 규제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지만, 안타깝게도 규제 개혁과 혁신으로 기억되는 정부는 없었다.

규제 개혁은 매우 어렵다. 규제를 만드는 정부가 규제 개혁의 주체라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규제 완화 조직을 만들고, 인력을 투입한다. 규제 개혁위원회, 규제 개선추진단, 규제 개혁신문고, 규제 혁신전략회의, 규제 혁신추진단 등 다양한 조직이 생겨났다.

이에 더해 규제 실명제, 규제 기요틴, 규제 총량제 등 혁신적인 규제 관리 기법들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기법들도 계속해서 혁신되고 있다. 규제 자체보다 규제 관리가 개혁과 혁신을 이룩하는 것이다.

규제의 완화, 개혁, 혁신은 아무래도 우리 정부의 영원한 숙제인 것 같다. 하지만 규제 개혁이라는 과제를 통해 더 발전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과 혁신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과 혁신을 통해 우리는 규제 국가의 고해성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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