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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초고가치 소재산업에서 새로운 경쟁력 발휘

세계무역기구(WTO)가 발표한 2022년 전세계 상품무역 수출입액 순위에서 한국은 수출 6위(6840억 달러), 수입 8위(7310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이에 비해 국토 면적과 인구가 작으면서 수출입 순위가 높은 나라는 네덜란드뿐이다. 네덜란드는 수출 4위(9660억 달러), 수입 4위(8990억 달러)로 세계무역에서 주목받는 국가이다.

네덜란드의 국토 면적은 한국의 40%에 불과하여 세계 130위에 그친다. 게다가 국토의 25%는 해수면보다도 낮은 지역이다. 인구 역시 한국의 3분의 1에 불과하며, 세계 랭킹에서는 67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한정된 자원과 환경에서 네덜란드는 단순한 풍차와 튤립의 나라로만 알려져서는 안된다. 이는 대체하기 어려운 강력한 기술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하이테크 강국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일찌감치 고부가가치 소재산업에 주목하였다. 전 세계 실리콘 칩의 90% 이상에는 네덜란드 기업이 생산한 소재와 부품이 사용되고 있다. 한국의 첨단산업에서는 핵심 소재와 부품의 5분의 1 이상이 네덜란드로부터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수출품은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이다. 5나노미터 이하의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EUV 장비가 필수적이며, ASML은 사실상 유일한 공급업체로 알려져 있다. ASML로부터 최신 EUV 장비를 얼마나 빠르게 공급받을 수 있는지에 따라 반도체 기업의 미래 경쟁력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미국의 봉쇄 정책으로 인해 EUV 수입이 차단되는 상황에 처해있다.

EUV 이전 세대인 DUV(심자외선)까지는 일본의 캐논과 니콘과 같은 기존의 정밀광학 업체가 전 세계 리소그래피 장비 시장에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EUV 시대에는 일본 기업들은 기술적인 장벽을 넘을 수 없었다. 이는 전혀 다른 차원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한정된 자원과 환경에서도 강력한 기술 경쟁력을 발휘하며 세계무역에서 군림하는 나라로 성장하였다. 한국은 네덜란드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고, 고부가가치 소재산업에 대한 투자와 기술력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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