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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3년 미국 함대가 에도만(도쿄만) 앞바다에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의 매튜 C. 페리 제독이 이끄는 함대가 6개월이나 걸리는 먼 바닷길을 뚫고 일본을 찾아가서 낯선 나라에 대포를 겨눈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고래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포경업은 미국의 주요 성장산업이었고, 일본 주변 바다는 가장 풍족한 고래 어장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미국의 고래잡이 배들은 이 지역으로 몰려들면서 대박의 꿈을 품었고, 그에 따라 포경선을 위한 보급기지가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은 중동의 석유 자원 확보를 위해 2차 세계대전 직후 사우디 아라비아와 협력한 것과 마찬가지로 바다 자원 확보를 위해 일본에 다가갔습니다. 따라서 일본을 개항과 근대화의 길로 이끈 것은 바로 일본 근해에 서식하는 고래떼였던 것입니다.

고래는 여러 면에서 경이로운 존재입니다. 바다에서 사는데도 포유류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신비한 존재로 여겨지며, 그들의 거대한 몸집은 압도적입니다. 특히 가장 큰 향유고래인 스펌 고래의 경우 길이는 20미터에 이르고 몸무게는 40톤을 넘습니다. 또한 고래는 고주파로 서로 소통하는 지능이 뛰어나며, 바다의 역사를 지배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역사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렇듯 고래는 일본의 개항과 근대화를 이끌었던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미국 함대의 에도만 방문은 고래 어장 확보를 위한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이는 일본의 바다 자원을 확보하고자 했던 미국의 의도를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고래의 존재는 바다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를 뒤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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