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중국 경제,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신

중국 공산당은 경제성장률만 놓고 보면 꽤 유능한 정당으로 평가될 수 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는 연평균 9% 가량 성장했으며, 이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고속 성장이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중국 외교관의 발언인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 역시 주목할 만하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을 떠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시행한 서베이에 따르면, 월가 펀드매니저들은 가장 빈번하게 한 거래 2위로 중국 주식 매도를 꼽았다. 또한 국부펀드나 연기금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큰손들은 자산운용사에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 때 중국은 투자대상국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경제를 그만큼 비관적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연초만 해도 중국 경제가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에 힘입어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사상 처음으로 20%를 돌파한 청년실업률,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한 생산자 물가, 부동산 경기 급랭,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는 수출 등 모든 지표가 불황을 암시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침체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 위기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성장률이 주춤할 때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경고가 등장해왔다. 그러나 현재 중국이 처한 상황은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 같다. 그동안 중국이 고도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은 도시화에 수반되는 부동산 투자였다. 중국 지방정부는 토지사용권을 부동산 개발사에 판매해 거둬들인 이익으로 도로, 철도, 통신 등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중국 부동산 시장은 불안한 상황에 처해있다. 정부의 부동산 조절 정책과 수요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이는 중국 경제의 중요한 동력 중 하나인 부동산 투자를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경제가 다른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큰 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미지수이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신은 중국 경제의 현재 상황과 미래 전망에 대한 심각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중국 정부는 경제의 구조조정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 경제가 다시 성장의 트랙으로 돌아서기를 기대해본다.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