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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헌법의 출현과 역사를 되짚어보는 책

근원에는 전쟁이 있었습니다. 현대 국가라면 무엇보다도 갖춰야 할 것으로 여겨지는 헌법 중에서도 성문헌법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는 거대한 폭력인 전쟁과 마주하게 됩니다. 역사사회학자인 찰스 틸리는 "전쟁이 국가를 만들고 강화했다"라는 유명한 명제를 제시했는데, 이 명제는 성문헌법의 출현에도 큰 이질감 없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저명한 역사학자인 린다 콜리 프린스턴대 교수는 ＜총, 선, 펜＞이라는 책에서 성문헌법의 출현과 역사를 되짚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영국, 프랑스, 미국처럼 세계 헌법의 역사와 관련해 큰 역할을 한 국가뿐만 아니라 18세기 이후의 다양한 국가들의 헌법 제정 과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헌법은 잉태되고 세상에 선보이는 과정에서 총으로 비유된 전쟁과 혁명 같은 폭력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고 육군과 해군이 아우르며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공간에서의 하이브리드 전투를 위해 유럽 제국들은 성문헌법을 조속히 정비했습니다. 전쟁 규모가 커지면서 군비 부담과 징병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에 이는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조치였습니다. 이에 따라 높은 세금과 징병을 수락한 대가로 남성들은 선거권 등의 권리를 확대해 나갔습니다.

성문헌법의 출현은 전쟁(총)이었다면, 이를 전 세계로 확산하는 촉매 역할을 한 것은 배였습니다. 대양해군의 전함은 전쟁 뿐 아니라 민주주의와 혁명정신, 헌법에 대한 인식도 함께 전파했습니다. 프랑스와 미국을 시작으로 성문헌법을 갖춘 국가들의 움직임에 자극받은 유럽 변방,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다양한 국가들도 이를 차례로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성문헌법은 전 세계로 확대되었고, 헌법은 국가의 기초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총, 선, 펜＞은 성문헌법의 출현과 발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나라의 헌법 제정사를 담은 책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헌법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전쟁과 성문헌법의 관계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헌법은 우리 사회의 기초를 닦아주는 중요한 도구이며, 이를 통해 더욱 발전된 국가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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