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돈과 정치는 서로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각국의 통화는 국제 정세에서의 위상을 드러내는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이후의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기축통화로서의 미국 달러의 입지가 흔들리자, 중국 위안화나 러시아 루블화로 달러를 우회하는 결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루블화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에 출간된 루블이라는 책은 "루블이 러시아 독재 권력의 도구로 전락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예카테리나 프라빌로바는 미국 프리스턴대의 교수로, 18세기 러시아 제국부터 소련의 붕괴까지 약 300년의 근현대사를 되돌아보며 루블의 변화 과정을 추적합니다.

책은 러시아 최초의 지폐 발행인 17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예카테리나 대제(재위 1762~1769년)는 전쟁 등 제국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돈을 발행했습니다. 귀족들이 담보로 맡긴 재산과 황제의 권위가 신용을 보증했지만, 화폐 가치의 폭락을 겨우 막을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알렉산드르 1세(재위 1801년~1825년) 시대에는 명목주의 화폐론이 세났습니다. 그들은 "황제가 신성한 의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발행하는 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은본위제를 도입해 통치자의 임의적인 통화 발행을 막자는 주장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상업과 공업 발전에 투자되어야 할 자원은 독재 권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저자는 "러시아의 경제 발전이 유럽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뒤처진 것은 이때 발생한 비생산적인 일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루블화는 독재적인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제기되고 있지만, 러시아의 루블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모호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확실치 않지만, 이러한 변화는 통화의 역할과 국제 정세에 반영될 것입니다.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