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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의 아름다움과 섬세함은 고상하다고 평가받는다. 동양화 작품은 심각하게 그려지는 선 하나하나도 허투루 그려지지 않고, 터무니 없는 표현은 없다. 비어있는 종이의 여백으로도 심오한 정신적인 세계를 표현한다. 산이나 꽃 등 무엇을 그리더라도 그 본질에는 고귀하고 정신적인 선비의 정신이 엿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21세기의 현대인들은 동양화에 공감하기 어렵다. 동양화는 산수화처럼 이상적인 상상 속의 풍경이나 선비의 절개와 같은 거창한 주제로 나타내어져서 우리 현실과는 너무나 멀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개최된 유근택 작가의 개인전 반영은 이러한 동양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평범한 일상을 그리기 시작했다. 유 작가는 관념적인 세계보다는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풍경을 그려왔다. 이사한 집에 놓인 짐이나 새벽녘 창문 밖을 바라본 동네 풍경, 마포구 월드컵공원의 사계절, 분수가 부서지는 장면 등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번 전시는 현대인의 일상을 그렸지만, 그 속에는 전통 동양화 작품에 못지 않은 심오한 주제인 삶과 죽음 등이 담겨있다. 유 작가는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소재를 통해 깊은 주제의식과 감동을 전달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그의 작품은 예술적으로나 상업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었던 유근택 작가가 지금도 도전적인 작품을 그리며 여전히 가장 열심히 그리는 작가이자 가장 잘 그리는 작가로 평가받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유 작가의 작품이 40여점이 전시되었다. 유근택 작가는 권위있는 미술상인 이인성미술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으며, 작품을 프리즈 뉴욕에 출품해 완판하는 등 예술적, 상업적으로 큰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항상 새로운 주제와 형식을 탐구하는 도전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유근택 작가의 개인전 반영은 일상의 아름다움과 심오함을 동시에 그려낸 작품들로 가득 차 있으며, 동양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로서 많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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