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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르 펠르티에 거리. 비 내리는 날, 한 남녀가 우산을 쓰고 걷다가 길가 전시장 앞에서 멈춰 섰다. 거리의 인부들 사이에서 수첩을 들고 그림을 옮기고 있는 부자인 구스타브 카유보트(1848~1894)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물러나서 그를 향해 수군거렸다. "저 양반이 가난한 화가들에게 전시비를 주고, 그림도 그린다고?" "그래, 인상파라는 이상한 그림 그리는 사람들 말이야. 돈이 많은데 왜 그런 짓을 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가지 않니?" 사람들은 혀를 차면서 지나갔다.

이들이 말한 대로, 카유보트는 참 이상한 부자였다. 그는 자신도 그림을 그렸다. 평생 놀며 살아도 되는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시 준비할 때는 직접 그림을 그리며 땀을 흘렸다. 이 비 오는 날, 우리는 카유보트의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노동은 신성하다"라고 말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은 놀며 살고 싶어한다. 왜냐하면 하루의 대부분을 일하며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직장인이 아니라도, 일상 생활은 비슷하다. 집안일이든 뭐든 항상 할 일이 산더미다. 돈이 많아 일할 필요가 없다면, 한 번뿐인 인생에 내가 사랑하는 일들로만 채울 수 있을 텐데.

카유보트의 아버지는 판사였다. 그는 사업 실력이 탁월했다. 1841년 초에 섬유회사 지분을 매입해 기업을 엄청난 규모로 키웠다. 그로부터 얻은 이익으로 국채, 주식, 부동산을 매입했고, 호텔도 지었다. 그러나 카유보트는 이런 부모들의 재산을 물려받아도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살았다. 그는 그림을 그리며 삶을 채웠고, 불편한 전시장에서 그림을 옮겨도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

카유보트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돈이 많다고 해서 늘 놀고 있을 수는 없다. 삶은 노동으로써 가치를 찾는다. 우리가 사랑하는 일들을 통해 인생을 채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카유보트는 부자지만 일하지 않는다는 제스처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림을 그려 돈을 벌면서도 자신을 발전시키고 예술을 추구했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그냥 삶을 노동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일들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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