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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증권사들의 채권 돌려막기 위법 행위 적발

금융감독원은 일부 증권사들이 투자 수익률을 보전하기 위해 채권 손실을 다른 고객에게 전가하는 등 위법한 채권 돌려막기를 행한 사실을 적발했다. 주요 혐의 사실을 수사 당국에 제공하기로 한 금감원은 이번 사례가 증권업계에서 대형 법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이루어진 암묵적인 위법 거래에 대한 처음으로 금융감독당국이 조치를 취한 사례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17일 9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채권형 랩어카운트 및 특정금전신탁 업무 실태 집중 점검을 진행한 결과, 자전거래 등 다양한 위법 및 내부통제 미비 사례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랩어카운트 및 특정금전신탁은 증권사가 투자자와 1대1 계약을 통해 자산을 운용하는 금융상품으로, 원칙적으로는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실적배당 상품이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수익률 경쟁을 위해 원금보장형으로 판매되어 왔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 9개 증권사 모두에서 불법 자전거래로 인해 투자자의 계좌 손실이 다른 투자자 계좌로 전가된 사실이 적발되었다. 만기가 도래한 고객의 기업어음(CP) 등 투자 자산을 다른 증권사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하고, 대신 만기가 남은 다른 고객의 계좌로 상대 증권사의 다른 CP를 과도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 증권사는 작년 7월부터 약 1년간 다른 증권사와 연계·교체거래를 통해 약 5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돌려막기하다가 결국 일부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혔다. 증권사마다 손실을 전가한 금액은 수백억 원부터 수천억 원에 이르며, 업계 전반에서는 수조 단위라는 관측도 나왔다.

금감원은 "이번에 확인된 위법 행위로 인해 투자자들은 상당한 피해를 입었으며, 이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금융감독당국이 증권업계의 위법 거래에 더욱 철저한 감시와 제재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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