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법 개정 이후 마약 투약 현장 수사의 한계"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검에서 만난 노성래 수사관은 마약 투약자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화는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의 현실로서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검찰이 마약 투약 현장을 적발하더라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되어 있는 것이다.

노 수사관은 검찰에 26년간 근무한 베테랑으로, 그가 법개정 앞에서 해야 할 일은 많지 않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은 단순 투약이나 소지와 같은 범행에 대해서는 수사를 개시할 수 없다. 그 결과, 현재에도 검찰은 경찰을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검찰은 마약밀수 제보를 받아 A씨를 특정한 후 공항에서 체포했지만, 마약은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소변검사에서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으며, A씨는 미국에서 마약을 투약한 사실을 자백했다. 하지만 단순 투약에 대해서는 검찰은 수사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문제는 경찰이 도착하기 전까지 검찰이 A씨를 체포하고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검찰이 수사권을 갖고 있었다면, A씨를 긴급체포하고 자택을 압수수색함으로써 추가수사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마약을 다른 경로로 밀수했을 가능성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수사과정이다. 그러나 현실은 집에 갈 수는 있지만 좀만 기다려달라고 설득하는 것 이상의 조치를 취할 수 없는 것이다.

노 수사관은 "경찰이 손 놓고 있는 것도 아니고, 도착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는 제도적인 문제이며, 검찰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약 투약 현장을 적발하더라도 검찰이 수사권을 가지고 있지 않는 현재의 상황은 매우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현재의 제도로서의 현실이기에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