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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풀과 나의 공생을 이야기한 현실적인 에피소드

지난 초가을, 나는 30여 종 꽃씨 모둠을 사서 화분에 심었다. 씨앗 크기가 아주 작았기에 파종 후 물도 조심조심 주며 싹이 트길 기다린 지 몇 주가 지나자 푸른 싹으로 화분이 가득 찼다. 개중에는 눈에 띄게 쑥쑥 자라는 식물이 있어서, 이 풀은 자라서 어떤 꽃을 피울까하는 기대에 차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 풀은 본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 정체는 강아지풀이었다. 나는 식물에 대한 나의 무지를 탓하며 동시에 알 수 없는 배신감에 휩싸여 강아지풀을 쑥 뽑아 계단 아래로 던졌다.

그러나 스무 살 여름방학 때의 일은 나에게 큰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나는 공부를 위해 문학잡지 영인본 한 박스를 안고 절에 들어갔다. 약 3개월 동안 절밥을 얻어먹으며 시간 대부분을 고추 농사와 마당 쓸기에 보냈지만, 그동안 글은 읽지 않았다. 비가 내린 다음 날, 아침 공양을 하고 스님과 함께 법당 앞마당에 삐죽이 올라온 잡초들을 뽑았다. 나는 잡초를 뽑으면서 스님에게 "잡초도 생명인데 이 잡초를 뽑을 때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했다. 그에 대한 스님의 답변은 깊은 생각을 이끌어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지만, 이 풀들은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않기에 뽑는다"고 했다. 이 말은 자연을 아끼되, 자리가 아닌 것들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행동은 식물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의 공생을 유지하는 기본이 아닐까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마치 자연이 인간의 무분별한 욕망에 대한 대가를 되돌려주는 것처럼 말이다.

강아지풀에 대한 나의 행동은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경솔한 행동이었다. 내가 계단 아래로 던진 강아지풀은 어느새 꺾였던 목을 세우고 뿌리에 남아있던 흙을 기초로 몸을 일으켜 계단 틈새에 자리 잡았다. 그 생명의 강인함은 굉장했다. 강아지풀과 나의 공생은 앞으로도 여기 계단까지는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곧 겨울이 찾아왔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강아지풀과 나의 공생의 현실적인 면을 느낄 수 있다. 생명은 어떤 형태로든 소중하다는 것을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모든 생명은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하며, 자신이 없어야 할 자리에서는 자연으로 되돌려져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인간의 욕망과 소비에 대한 생각을 되돌려보며, 자연과의 공생을 위한 더 나은 삶의 방식을 모색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생각은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향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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