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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평화의 새로 다시 - 모성애를 통해 생긴 이웃 사랑

우주의 모든 생명과 사물에는 이름이 있다. 우리는 자연과 우리 주변의 존재들을 우리의 언어로 명명한다. 우리가 그들에게 주는 이름은 자의적인 것이다. 그 이름은 단순한 상징에 머무르지 않고, 누군가에 의해 처음으로 이름이 지어진 때보다 훨씬 더 큰 힘을 지니고 있다. 때로는 그 이름이 주는 의미에 따라 우리는 낙인을 찍게 되기도 하며, 그 존재가 우리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

오랫동안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들은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 중요한 소식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비둘기가 ‘날개 달린 쥐’라는 불명예를 달고 살게 되었는지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하는 그 존재로 영원히 존속해야 하는 것일까?

내가 지금부터 전할 이야기는 비둘기의 모성애(또는 부성애)를 보고 나의 마음이 변한 이야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주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아이들도 학교에 가는 대신 원격수업을 해야 했다. 그런 어느 날 우연히 창 밖을 보았을 때, 멧비둘기가 둥지를 틀고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나는 그 순간을 자주 관찰했고, 가족들과 함께 그 부화 순간을 기다렸다. 그러나 어느 날 태풍이 지나간 후, 뭔가가 달랐다. 이상하게 추운 날씨가 계속되었기 때문인지, 열심히 품었던 알은 결국 부화하지 못했고, 겉으로는 부패한 것처럼 보였다. 바람에 날아가 버린 것일까? 며칠이 지나자 알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어미 비둘기는 계절이 바뀐 이후에도 종종 그 빈 둥지를 찾아왔다. 한 겨울이 되기까지, 내가 듣기로는 매일같이 구슬프게 구구구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순간부터 비둘기는 푸드덕 거리기만 해도 소스라치게 만드는 새로 보였다. 그러나 나는 편견을 버리고 비둘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이 영롱한 빛깔을 띠고 있는 동물이자, 소중한 이웃이자 추억할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처럼 때론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예쁜 깃털을 펼치는 존재가 소중한 이웃으로 변해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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