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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의존 기업, 감원 삭풍에 직면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소비 침체, 중국산 저가 공세,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 등으로 인해 유통, 식품, 화장품 등 내수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국내 기업들이 감원 삭풍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이 위태로운 상황이 되자 고강도 구조조정에도 들어간 것이다. 경제계에서는 "유례없는 복합 위기로 경제의 주요 축인 내수산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3일, 식품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달 말부터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롯데마트는 2021년에도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200여 명이 퇴사한 바 있다.

롯데마트 외에도 내수기업들은 올해 들어 희망퇴직을 시행하거나 진행 중이다. 이에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롯데홈쇼핑, 매일유업, 파리크라상, 11번가 등이 포함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 정도를 제외하면 전례 없는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어닥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내수기업들이 감원 카드를 꺼낸 이유는 내수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경영 여건이 크게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민간 소비 증가율은 1.9%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작년(-4.8%)에 이어 가장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40% 급감했으며, 롯데홈쇼핑은 적자 전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발간된 대한상공회의소의 2024년 소비시장 전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심리의 위축과 가계부채의 증가 등으로 인해 내년 소매시장 성장률(소매판매액 증가율)이 올해의 2.9% 수준에서 1.6%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사태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제학 교수는 "유례없는 복합 위기로 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축인 내수산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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