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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의 압력과 개인 사생활이 재판에 영향을 주는 문제는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특히 법관으로서 화제가 되는 사건의 재판장이 되고 난 후에 대중의 의견이 부담스럽고 두렵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최근 조국 사태가 한창 진행되던 시기에 현직 판사로부터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판사는 절대로 화제가 되는 사건의 재판장이 되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물론, 법원은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하며, 모든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되어야 합니다(헌법 제109조). 그러나 판결에 대한 호불호와 함께 법관 개인의 사생활이 여론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최근에는 여당 유력인사에 대한 1심 명예훼손죄 판결에 대해 결론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해당 재판장의 과거 SNS 발언을 문제 삼은 일도 있었습니다. 이는 법관 개인의 사생활이 여론에 개입되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어떤 여론들이 재판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입니다. 사회 대중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의견이라는 여론이 재판에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는지 의문스러울 수 있습니다. 법률적 추론을 단순화하면 사실인정, 법리적용, 판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여론이 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은 사실인정 영역입니다. 이는 대부분의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인했다"는 사실인정이 되지 않으면 그 후의 결론은 무죄판결로 단순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소장에 기재된 살인이 인정된 다음에는 변호인이 정당방위로 변론할 수 있고, 이후 양형과 같은 판사의 재량적 판단도 가능해집니다.

문제는 법원의 사실인정에 여론이 개입하는 경우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뎁 vs 허드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좋은 참고 자료입니다. 이 영화는 2022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할리우드 배우 앰버 허드와 조니 뎁 사이의 명예훼손 소송을 다루었습니다. 이 사례에서 법원의 사실인정에 여론이 개입하게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여론의 개입이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법원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법관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판결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법률적인 추론과 원칙을 따라 재판이 이뤄져야 합니다. 국민들이 법원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법원의 역할과 기능을 적절히 발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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