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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필만: 폴란드와 대한민국, 유대감이 있는 두 나라의 역사

1939년 9월 1일, 폴란드 바르샤바. 국영 라디오에서는 프레데리크 쇼팽의 녹턴이 흘러나왔다. 이 날 연주한 것은 평범한 예술가인 유대계 출신 피아니스트 브와디스와프 슈필만이었다. 그는 연주를 마치지 못하고 나치 독일군의 침략으로 인해 평화로운 일상이 무너지고 가족들이 인종주의의 희생양이 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하지만 슈필만은 운명에 맞서 싸우며 목숨을 건졌고, 1945년 자유 진영의 승리 후 다시 개국한 폴란드 국영 라디오 방송의 첫 게스트로 초대받게 되었다. 그는 이 때 드디어 쇼팽의 녹턴을 마침내 연주할 수 있었다.

지난 12일 폴란드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과 현지 한인 동포들의 간담회에서는 폴란드인 남성이 한인 여성과 결혼한 사연을 들었다. 이 소식을 듣고 슈필만의 생애가 떠올라 현장에 간접적으로 참여한 현지 한인들은 더욱 경건한 마음으로 만찬을 마셨다.

폴란드와 대한민국은 많은 점에서 닮은 점이 있다. 외세의 침략에도 주권을 되찾기 위해 결연히 맞서고, 제국주의와 공산주의에도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히 수립했다.

폴란드에서 낳은 노벨상 수상자 마리 퀴리는 러시아 제국 치하 시절에 러시아어로 읊조리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 모멸감을 느끼며 감격하는 일화가 있다. 이처럼 1930년대 일제강점기에 민족말살정책이 극에 달았을 때도 폴란드와 대한민국은 자국의 모국어와 민족정체성을 지켜냈다.

이러한 역사적 유대감을 바탕으로 폴란드와 대한민국은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발전해 나갈 것이다. 슈필만의 이야기와 함께 두 나라의 용감한 역사를 기억하며 더욱 굳건한 유대를 이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