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요즘의 우리는 철근 부족으로 무너진 아파트 주차장이나 빗물이 가득 들어찬 지하차도를 보며 재난의 원인을 찾고, 인재(人災) 여부를 확인하느라 바쁘다. 그러나 어떤 재난은 설명되지도,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도 못하게 다가온다. 엄태화 감독의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속에서의 재난이 바로 그렇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대지진이 서울을 덮치는 충격적인 장면이 스크린 위를 덮는 시점은 관객의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강남 개발과 함께 아파트라는 생활양식에 점차 익숙해져 가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담은 과거 영상으로 영화가 시작된 직후, 땅이 일어나며 서울이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것이다. 지진 직후 모든 건물이 무너진 서울에서 유일하게 서 있는 황궁아파트 103동은 말 그대로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유토피아가 된다. 지진 직후 전기와 수도도 끊기고, 추위 속에 먹을 것마저 없는 상황이니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의 가치는 현재 우리가 아파트에 부여하는 가치 이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심지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배경 음악 조차도 윤수일의 명곡 "아파트"다. 그런 소중한 아파트에 불이 나자 직접 뛰어들어 불을 끈 영탁(이병헌)은 부녀회장 금애(김선영)의 추천을 받아 입주민 대표가 되고, 외부인들로부터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앞장선다. 시간이 갈수록 바퀴벌레라 불리는 외부인들과 아파트 입주민들 사이의 갈등은 깊어져만 가고, 대출을 끼고 황궁아파트를 산 뒤 공무원과 간호사 부부로 서로를 아끼며 살아가던 민성(박서준)과 명화(박보영)도 휘말리게 된다. 요컨대 재난은 그저 재난일 뿐, 이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변한 도시와 그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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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3 멋지네요
김한*
좋은 뉴스 담아갑니다.
이동*
정말 최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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