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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 민영환의 별장과 그 후의 역사

충정로에는 예전에 충정공 민영환의 별장이 있었다. 충정공 민영환은 예조판서 등을 지내며 활동한 인물로, 1905년 을사늑약 때 자결을 통해 조약의 부당성과 일본의 조선 침탈을 만천하에 알렸다.

민영환의 별장은 안국동 조계사 근처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곳은 만초천의 맑은 물이 흐르고 아현의 아름다운 지세가 흐른다는 곳이었다. 이 지역에서는 조개를 주워 올릴 정도로 조개가 풍부했고, 그래서 이곳은 조개 합자를 따서 합동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 지역은 서대문구 합동 30번지에 위치해 있다.

민영환의 별장 주변에서는 미나리를 준비하기 위해 만초천에서 조개를 주우고, 개천의 둔치에서 멱을 감으며 미나리를 뜯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주변 동네 또한 미나리의 물결을 생각하며 미근동(渼芹洞)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 아름다운 동네에는 남산으로 올라가는 성벽이 그림처럼 드리워져 있었고, 민영환은 가끔 이 곳에서 별장을 짓고 어지러운 국정 문제를 고민하곤 했다. 그래서 이곳은 민영환의 시호를 따서 충정로라는 지명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충정로라는 지명은 해방 이후로 바뀌었다. 일제 강점기에는 죽첨정(竹添町)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였다. 죽첨은 갑신정변 때 일본 공사 죽첨진일랑(竹添進一郞, 다케조에 신이치로)의 이름이었다. 죽첨은 서대문 밖 어딘가에서 살았으며, 그래서 그의 이름을 따서 죽첨정(竹添町)이라고 불렀다. 이 지역에서는 죽첨이라는 이름을 활용한 지명이 많이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서대문에서 출발하는 전차역은 죽첨역(竹添驛)이었으며, 강북삼성병원 내에 있는 김구 선생님이 순국한 경교장도 일제 강점기에는 죽첨장(竹添莊)이라고 불렸다.

해방 이후에는 다시 충정로라는 지명으로 돌아왔다. 이곳은 프랑스 대사관 자리로 알려져 있으며, 민영환의 별장과 그 후의 역사를 기억하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충정로는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그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고자 하는 방문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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