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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부가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둘러싼 갈등으로 남북군사합의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합의 이행을 검증할 수단이 없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인해 합의는 전면 파기되었으며, 북한은 휴전선 군사력을 원상 회복하기 위해 비무장지대 GP(전방초소)의 복원, 해안포의 재개방, 훈련의 재개 등의 행동을 시작했다.

군축 합의나 군사적 신뢰 구축 합의에서는 검증체계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상대방의 합의 이행을 검증할 수 없는 군사합의는 그 이행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역사상 검증체계가 가장 강력한 군사합의로는 냉전시대의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 사이에 맺어진 전략무기제한협정(SALT)과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이 있다. 이러한 협정은 상대국의 약속 위반을 의심할 경우 사찰팀을 통해 긴급하게 이를 검증하는 제도를 보장하였다. 이와 같은 고도의 검증체계 덕분에 협정은 수십 년간 지속되었다.

그러나 남북간의 핵합의와 군사합의에는 아무런 검증체계가 존재하지 않았다. 북한은 합의 이행을 검증할 만한 수단을 거부하였고, 제한된 검증 수단조차 이행되지 못하였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합의와 군사합의는 몇 년을 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합의 이행에 대한 검증을 거부하는 것은 합의를 이행할 의사가 없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밖에 없다.

그러한 사례 중 하나는 1991년의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이다. 이 선언에서 남북은 상호사찰을 실시하여 비핵화를 검증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이 역시 이행되지 못한 사례이다. 이처럼 군사합의에서 검증체계의 부재는 합의 이행을 불안정하게 만들며, 결국 합의의 파기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군사합의는 검증할 수단과 강제할 수단이 없는 한계를 명백히 드러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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