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잠"은 정유미와 이선균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로, 연극을 즐겨보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보며 러시아 대문호 체호프가 쓴 장막극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연극의 막과 비슷한 개념인 장으로 나뉜다. 하지만 여기서의 ‘장’은 연극에서 막의 하위 단위인 장과는 다르다. 연극에서는 막과 막 사이에 세트 전환 등을 위한 시간이 있는 것처럼, 이 영화에서는 ‘제1장’과 ‘제2장’이라는 자막이 나오면서 장의 시작과 끝을 알려준다.

체호프의 장막극은 대부분 동일한 일상의 생활공간을 배경으로 하되, 막과 막 사이에 시간이 흐르고 그 시간 동안 극적인 상황이 변화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 영화 ‘잠’도 마찬가지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주요한 무대는 신혼부부인 수진과 현수가 사는 아파트 집이다. 각 장마다 수진과 현수의 ‘이상 행동’이 드라마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도 체호프의 장막극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체호프의 장막극은 대부분 네 개의 막으로 구성되는 반면, 영화 ‘잠’은 새 개의 장으로 끝난다. 각 장 사이에는 상황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시기가 있어 이를 세 장으로 나누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감독인 유재선은 말했다. 각 장 사이의 시간동안 큰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막극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도 주요 등장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변화를 추정할 수 있다.

"잠"은 연극 무대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흥미로운 영화일 것이다. 체호프의 장막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영화를 추천한다. 그들은 이 영화를 보며 러시아 대문호 체호프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