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나는 너를, 너는 나를 - 세계적인 현대미술작가 최정화의 생태미술 프로젝트

광주시립미술관 로비에는 지난달 23일 화강암 덩어리로 쌓아 올린 육중한 돌탑들이 천장에 닿을 듯이 줄지어 서 있었다. 파도가 깎고 바닷바람이 쓸어간 흔적들이 마치 수십만 년 동안 바다에 있었을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그거 돌 아니에요, 이 근처 바닷가에서 모아온 스티로폼입니다."

이 목소리는 세계적인 현대미술작가 최정화(52)의 목소리였다. 그는 버려진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찌그러진 양철 그릇 등 쓰레기로 진주를 빚어내는 작가로서 세계적인 기업과 미술관으로부터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는다. 이번 작품은 그가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특별전으로 광주시립미술관 생태미술 프로젝트에 내놓은 것이다. 지난 여름 조선대·전남대·목포대 미술 전공 학생 26명과 함께 3개월 동안 바다 쓰레기를 모아 그럴듯한 작품으로 만들었다. 작품의 제목은 나는 너를, 너는 나를이다.

"여름 내내 전남의 서쪽과 남쪽 해안을 샅샅이 훑었어요. 여기 있는 쓰레기를 다 치우자는 마음으로 모은 뒤 작품에 쓰일 것들을 골라 씻고 닦았어요."

그렇게 모은 대형 스티로폼 조각들은 바닷가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돌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모양과 그 안에 새겨진 문양은 다양했다. 최 작가에게는 플라스틱과 콘크리트도 자연에서 얻은 재료와 동일하다. 그에게 플라스틱은 자연을 구하기 위해 사용되는 재료일 뿐이다. 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쓰레기 처리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한다.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자연과의 조화를 상기시키며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번 생태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최 작가는 고민하고 싶다. 바다가 곧 폐기물의 무덤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환경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며, 예술이 사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