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청약으로 허무한 꿈, 분양가 상승에 좌절하는 무주택자 L

가까운 친구 L은 지난달 로또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는 꿈에 부풀었습니다. 시세 차익만 최소 4억원에 달한다는 흑석 자이에 청약한 93만명 중 하나가 L이었습니다. 정부가 공급하는 한강뷰 로또 청약 동작구 수방사 용지 공공분양에도 도전했지만 결과는 모두 탈락이었습니다.

L에게 청약은 단지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었습니다. 내 집 마련이 늦어지며 최근 몇 년 새 무주택자 L과 일찍이 집을 산 주변 지인들 간 자산 격차는 크게 벌어졌습니다. L이 무주택자로 쓸 수 있는 마지막 반전의 카드는 청약이었습니다.

L은 지난해 여름 결혼식을 올린 뒤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부부가 각각 청약을 신청해 당첨 확률을 높여 보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혼인신고를 하면 청약에 지원할 때 부부 합산 소득이 적용되어 소득 기준에서 탈락할 수 있는 점도 신고를 미룬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청약으로 반전을 노려보려 했던 L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분양가상한제가 풀리며 분양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공사비가 오르며 그동안 분양가가 억눌려 있던 상황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2020년 서울의 알짜 입지에서 분양을 실시한 흑석 자이의 분양가(전용 84㎡)는 10억원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올해 경기 광명에서 분양한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의 분양가(전용 84㎡)는 12억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제 경기도에서도 입지가 괜찮은 지역의 국민주택 분양가가 10억원을 가볍게 넘는 태세입니다.

결과적으로, L의 청약으로 허무한 꿈은 분양가상한제 풀림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에 의해 좌절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주택자인 L에게는 청약이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이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