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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명에 달하는 연주자들의 오페라 같은 장엄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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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11-19 19:16

170명 이상의 연주자들이 함께한 합창단은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장엄한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선보인 베를리오즈의 로미오와 줄리엣 마지막 장면은 1시간 30분에 이르는 장대한 러닝타임 끝에 관객들에게 큰 보상을 선사하였습니다.

이 공연에서는 에드윈 C. 머서 바리톤이 로렌스 수사 역할을 맡아 몬테규 가문과 캐퓰릿 가문의 분쟁을 끝내며 두 젊은이를 죽음으로 내몰었습니다. 연극, 오라토리오, 교향곡, 오페라의 요소가 융합되어 신종 교향곡으로 형성된 로미오와 줄리엣은 1988년 KBS 교향악단을 통해 초연되었으며, 그 이후로는 거의 연주되지 않았습니다. 이 곡은 일견 난해해 보일 수 있지만, 지휘자 다비트 라일란트의 활기찬 연주와 명확한 해석을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통찰력을 선사하였습니다.

특히, 이 교향곡에서는 함께 연주한 합창단의 조연이 두드러졌습니다. 이 곡에서는 합창이 오케스트라의 보조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합창 교향곡과는 결이 다릅니다. 게다가 이 곡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성악진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작곡가는 두 젊은 사랑이 언어로 표현되는 노래보다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통해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세계를 표현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공연의 첫 부분에서는 두 가문의 전투를 묘사한 오케스트라의 전주곡이 연주되었습니다. 그 후 13명 정도의 합창단과 메조소프라노, 테너 독창자가 무대 왼쪽에서 등장하여 향후 이야기를 트레일러처럼 예고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합창단은 합창석에 미리 앉아 있는 대신 소수의 인원이 등장하여 교향곡의 충실한 해설자로서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는 깊은 흉성과 정성스러운 프랑스어 발음으로 인상 깊은 가창을 선보였고, 테너 문세훈은 익살스러운 노래로 로미오의 유쾌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