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내가 사는 경기 양평 읍내에는 작은 LP바가 열렸다. 방의 크기는 화장실과 주방을 합쳐서 15평 정도인데, 직원 없이 혼자서 운영하고 있다. 주문을 받고 음악을 틀며 간단한 안주도 만들어 낸다. 알만한 안주는 방울토마토나 치즈, 크래커 정도이다. 그래도 일주일에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4일만 문을 열어 간단히 운영하고 있다. 외관에는 "Jazz Bar(재즈 바)"라는 글씨를 달아 놓았다.

일본 여행 중 작은 재즈카페를 찾아 다녔던 적이 있다. 공간이 작아 손님이 6명 정도면 충분한 곳이었다. LP판을 돌리며 음악을 감상하고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장소였다. 빈티지한 오디오 사운드가 공간을 가득 채워주었다. 또한 전통적인 다방에서도 재즈를 들을 수 있는 재즈 킷사텐(喫茶店)도 있었다. 그때부터 언젠가 이런 장소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평에서 흐르는 재즈는 어떨까? 내가 운영하는 LP바에서는 주로 모던 재즈를 틀고 있다. 현대 재즈에 비해 더욱 세련된 맛이다. 1960년대를 전후로 재즈도 로큰롤의 영향을 받아 깔끔한 연주 스타일로 변화했다. 이전의 비밥재즈가 혼돈과 엉망이었다면, 모던 재즈는 그레고리 펙의 "로마의 휴일"과 같이 섬세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갖추고 있다. 하드밥, 소울재즈, 쿨재즈 등 모던 재즈를 통해 야성적인 면모를 볼 수도 있다.

이렇게 쓰면 양평에서 재즈 바를 하고 있다는 것이 꽤 멋있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조금 적응하는 기간이다. 양평 읍내에는 LP바가 없을 뿐더러, 재즈를 본격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곳도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그래서 손님들이 열광하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시끄러워서 잠시 들어온 뒤 나가는 손님도 있지만, 너무 좋다며 자주 찾아주는 단골 손님도 생겨났다. 메뉴판을 읽다가 "국물 같은 거..."라는 말을 한 손님도 있었다. 그런데 내가 서빙할 수 있는 메뉴에 국물 요리는 없었다. 그래서 어떤 메뉴인지 궁금해졌다.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