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망각의 힘은 우리에게 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말은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한 이야기다. 우리는 어제의 후회를 벗어나 새로운 오늘을 시작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망각의 힘 때문일지도 모른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는 망각이라는 축복이 어느 정도 유효할까?

2010년 스페인 변호사가 자신의 이름을 구글 검색창에 입력하면 12년 전 소유하던 부동산의 경매공고 기사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 이 변호사는 이미 채무를 상환한 상태였기 때문에 해당 정보의 삭제를 요청했지만, 구글은 이를 거부하였고 관련된 재판에서 잊힐 권리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정보가 빠르게 공유되고 널리 전파되며, 계속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삭제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로 인해 특정 개인과 관련된 정보가 온라인에 게시된 후 삭제되지 않으면 개인에게 물질적이나 정신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언론중재법 등을 통해 잊힐 권리를 일부 보장하고 있지만, 이 권리는 법적으로 규정되거나 단일법으로 명시적으로 정의되어 있지는 않다. 잊힐 권리는 표현의 자유나 알권리와 같은 다른 기본권과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실제 사례에 따라 인정 여부나 적용 범위가 다양하게 결정된다. 또한,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삭제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에 의해 권리가 남용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잊힐 권리는 적극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대상이 있다. 바로 아동과 청소년이 정보의 주체인 경우다. 아동과 청소년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써 어릴 때부터 적극적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지만, 그들의 개인정보가 온라인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아동과 청소년의 잊힐 권리는 보다 세심하게 보장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망각의 힘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과 변화의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온라인상에서 정보의 삭제가 어려운 상황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며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보호조치도 필요하다.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