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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접할 수 없는 독일 사운드, 완벽한 테크닉, 빈틈없는 호흡. 100년 넘게 세계 최정상급 악단 자리를 지켜온 독일 명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2017년 이후 6년 만에 내한 공연을 하게 되었다. 이 소식에 예술의전당은 공연 시작 1시간 30분 전에도 인파로 북적였다. 이번 공연에는 유명 협연자 없이도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 이유는 베를린 필의 현지 지휘자인 키릴 페트렌코 때문이었다. 악단의 열두 번째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인 페트렌코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지휘자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새로운 음악적 방향을 통해 기대되는 베를린 필의 소리를 경험하고자 하는 클래식 애호가들이 많이 있었다.

첫 번째 연주곡은 모차르트의 교향곡 29번으로,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양식을 융합한 작품이다. 현악기와 오보에, 호른으로만 이루어진 편성이지만 페트렌코는 첫 악장부터 악기별 소리를 섬세하게 조율하여 견고하고 아름다운 음향을 만들어냈다. 현기의 매혹적이고 경쾌한 선율과 오보에의 명료한 선율, 그리고 호른의 풍성한 울림은 균형있고 생기 넘치는 모차르트의 에너지를 전달했다. 가끔 들리는 호른 연주자의 실수는 아쉬웠지만, 그런 순간에도 전체적인 구조가 흔들리지 않았다.

두 번째 연주곡은 베르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 개의 작품으로, 쇤베르크와 말러에게 큰 영향을 받은 현대음악 작곡가인 베르크가 1915년에 작곡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구성과 짜임새가 극도로 복잡하여 난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페트렌코가 이끄는 베를린 필은 평범한 악단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을 보여주었다. 그의 지휘 아래 베를린 필은 정확하고 탄탄한 연주로 작품의 복잡한 구성을 훌륭하게 해석했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도약하는 음악적 탐구와 완벽한 연주력으로 악단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이번 공연을 통해 그들의 독일 사운드와 완벽한 테크닉, 빈틈없는 호흡을 경험한 관객들은 베를린 필의 위대함과 페트렌코의 지휘력에 또 한 번 감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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