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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지휘자를 설명하는 가장 일반적인 수식어로 알려진 정명훈(70)은 한국 클래식 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지니고 있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의 존재감은 특이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는 그의 무대와 업적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 열린 KBS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가 그러한 사례 중 하나였다.

이날 정명훈은 거장이라는 표현보다는 도인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해 보였다. 그의 눈에 띄는 점은 동료들을 지배하고 압도하려는 것보다는 작품을 완전히 이해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는 최소한의 동작으로 최대한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구현해냈다. 이에 KBS교향악단은 최근 공연 중 가장 응집력이 뛰어나고 다채로운 소리를 만들어내었다.

첫 번째 곡은 첼로 연주자 신성 한재민이 연주한 하이든 첼로 협주곡 1번이었다. 정명훈은 지휘봉 없이 손으로 지휘했다. 그는 청소년 연주자가 자신의 음악적 영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한재민은 그 안에서 성숙한 연주력을 뽐냈다. 한재민의 특유한 깊은 호흡에서 나오는 묵직한 소리와 당당한 보잉은 이 곡을 화려하면서도 유쾌하게 연주했다.

1부에서는 에너지로 가득한 분위기를 전달하면서 2부에서는 청중을 초월적인 세계로 인도했다. 특히 2부에서 연주한 브루크너의 교향곡 7번은 브루크너의 11개 교향곡 중에서도 선율적이고 서정성이 두드러지는 레퍼토리로 알려져 있다. 이는 말러의 교향곡 5번과 같은 멜로딕한 작품과 정명훈의 강점이 잘 어울리는 최적의 선택이었다.

1악장에서는 고요한 현악 파트의 트레몰로를 배경으로 도약적인 음향의 선율로 시작되었다. 애수 어린 선율이 중간부로 이끌다 전체적으로 고조되며 클라이맥스에 도달했다. 이 곡의 특징으로 꼽히는 2악장에서는 바그너의 부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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