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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은 그림 좀 볼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한 심도 있는 비평서로 알려져 있다. 책은 가벼운 산책을 연상시키는 제목과는 달리, 592쪽의 분량과 내용은 마치 긴 호흡의 마라톤과도 같다. 쉽게 읽히지 않은 책이지만, 책을 끝까지 넘겨 읽게 되면 꽤 괜찮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2019년에 한국에서 소개된 이 책은 그림에 대한 일반적인 비평이 아닌, 그림의 시대적 맥락이나 작가의 개인적인 삶을 유려한 문체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의 저자인 줄리언 반스는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문학의 제왕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에는 17점의 도판과 7편의 에세이가 추가되어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미술책이지만 예술과 관련된 내용은 페이지를 한참 넘어야 나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책의 시작에서는 1816년에 프랑스에서 일어난 사건을 그린 메두사호라는 작품을 소개한다. 이 작품은 360여 명이 타고 떠난 뗏목이 좌초되어 생존자들끼리 사투를 벌이고, 인육을 먹는 충격적인 사건을 묘사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프랑스 낭만주의 화가 테오도르 제리코가 그린 메두사호의 뗏목을 자세히 살펴보는데, 이 작품은 멀리 떠 있는 수평선 위에서 한 사람이 흰 천을 흔들고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 작품에 대한 해석은 다양한데, 작품 오른쪽에는 구조선이 충분히 묘사되어 있지 않아 다가오는 희망을 상징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논란이 있다.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은 단순한 그림 비평이 아닌, 그림을 통해 시대적 맥락이나 작가의 삶을 탐구하는 진지한 비평서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책은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예술과 문화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독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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