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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 영아에 대한 제도적 보완 필요

영아 살해죄와 영아 유기죄가 폐지되면서 유기 영아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유기 영아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가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영아 살해·유기죄에 대한 처벌을 일반 살인·유기죄로 강화하는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었다. 그간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지적받던 영아 살해죄 및 유기죄에 대한 법정 형량 강화는 진전된 개정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형량 강화만으로는 유기 영아 문제를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점이 문제이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형량만 강화된다고 해서 영아 살인과 영아 유기를 다 막을 수 없다"며 "유기 영아가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는 사회적 제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현재 사회적 논의는 주로 부모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형량 강화와 함께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보호출산제와 1년 뒤 시행 예정인 출생통보제는 모두 출산과 관련된 부분이다. 그러나 유기된 영아를 사회에서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논의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위탁하는 것도 법적으로 공백인 상황이다.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맡기는 행위는 형법상 유기·영아 유기 또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으로 처벌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명으로 아이를 위탁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베이비박스를 선택하고 있다.

미국의 영아피난제(Safe Haven law)를 참고하여 익명 영아 위탁에 대한 사회적 제도를 마련할 수 있다. 1990년대 미국에서 영유아 유기 및 사망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자 영아피난제가 주마다 도입되었다. 이와 같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도 빠른 대응과 적절한 제도 마련을 통해 유기 영아를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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