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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서 일하다가 재취업해 자연인으로 돌아온 지인을 만났다. 그는 스타트업을 떠난 이유를 담담히 전했다. "30년의 금융 경력으로 신생 기업과 젊은 CEO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고 자금도 고갈되어 꿈과 도전이 순식간에 멈춰버렸습니다. 대기업에서 경험한 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하차하여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영화와 현실은 다릅니다. 영화 인턴에서 70세의 벤 휘태커가 30대 CEO 줄스 오스틴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하며 깊은 우정을 쌓는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모든 조건이 맞아야만 가능합니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스타트업에게 가능성뿐인 선택지는 많지 않습니다. 폐업하거나 버티기만 합당한 선택지입니다. 경험은 나이에 상관없이 중요하지만 기적을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헛된 꿈은 독이라고"라는 가사처럼 걱정할 뿐인 꿈은 해롭습니다. 서울 명동 거리에서 거점상과 인파에 붐비는 모습을 지난 12월 어느 늦은 오후에 목격했습니다. 거리 제한이 풀리면서 세밑 풍경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상점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휩쓸려 약속 장소로 이동하던 중에 인순이의 거위의 꿈이 들려왔습니다.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이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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