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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약속에 늦어서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주차할 공간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과태료를 물을 수도 있지만, 아무 곳에나 차를 세워놓고 약속 장소로 가야 했다. 운이 좋으면 당장 적발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불법을 저지르거나 규칙을 어길 때, 그 행동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과 비용을 따져 결정한다. 만약 불법행위를 한다면 어마어마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면, 아마도 불법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것이다.

최근에는 보행자를 상대로 한 무차별 흉기 난동 등 흉악한 범죄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사형 집행을 다시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범죄의 기대 비용을 높이자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범죄 역시 경제적인 행위로 간주한다. 즉, 비용과 이익을 고려하여 비용보다 이익이 크다고 판단되면 범죄로 이끌어진다는 것이다. 범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금전적인 이익이나 심리적인 만족감이 범죄의 기대 이익이다. 그러나 범죄를 준비하고 실행하는 데 들어가는 돈과 시간, 검거 가능성, 예상되는 처벌 등은 범죄의 기대 비용이다.

따라서 처벌을 강화한다면 범죄의 기대 비용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사형은 범죄자가 치러야 할 대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흉기 난동과 같은 비인도적인 범죄에 대해서도 사형 집행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 1997년 12월 30일을 기점으로 사형 집행을 하지 않는 사실상 사형제 폐지 국가로 되어있다.

그러나 사형이 흉악 범죄를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한국의 연간 살인사건(살인미수 포함)은 1990년대 초반에는 600건 정도였으나, 2010년대에는 1200건까지 증가하였다. 그 이후로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작년에는 702건으로, 사형 집행이 마지막으로 이뤄진 1997년(784건)보다 감소한 것이다. 이를 통해 사형 집행이 흉악 범죄를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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