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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네덜란드인: 폭풍우 속유령선의 저주

노르웨이 해안에서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다. 잿빛 바다 위에서 한 척의 배가 끝없이 항해하고 있는데, 그 배 위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그냥 유령처럼 바다를 떠도는 유령선장만이 있다. 그의 이름은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이다. 이는 19세기 독일 음악의 대명사인 바그너의 오페라 중 한 대목이다.

바그너는 이 오페라를 28세 때 작곡했다. 이 작품은 북유럽에서 전해지는 "유령선 전설"을 바탕으로 하였으며, 바그너 자신이 배를 타고 런던으로 가는 도중에 풍랑에 휩쓸려 죽을 위기를 겪은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그너는 기존의 유령선 전설에 사랑 이야기를 더했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7대양을 영원히 떠돌게 된 네덜란드인은 생사를 같이할 여성을 만나면 저주가 풀린다는 것이다. 신은 7년에 한 번씩 어딘가에 상륙해 그런 여성을 찾을 것을 허락했다. 그러나 이 구원은 진정한 사랑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바그너의 세계관을 담고 있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유령선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음산한 북유럽 설화를 배경으로 한 대표적인 납량특집 레퍼토리로 꼽힌다. 전곡의 러닝타임은 약 140분으로, 일반적인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라면 전곡 감상은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공포와 어울리는 부분을 꼽자면, "서곡"과 3막의 "선원들의 합창"이 그렇다.

"서곡"은 오페라의 전체 내용을 암시하는 강렬하고 극적인 d단조의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이다. 망망대해에 불어닥치는 폭풍우가 묘사되고, 영원한 벌을 상징하는 저주의 동기가 들린다. 바그너의 음악에는 특정 주제가 짧게 반복되는 "유도 동기(라이트모티브)"가 빠질 수 없다.

마지막으로, 3막에서는 유령 선원들의 합창이 무시무시하게 터져나온다. 이 합창은 오싹하고 무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이처럼 공포를 자아내는 멋진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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