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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 성희롱 등 범죄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녹음기로 대화를 몰래 녹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법적으로는 당사자 간 대화 녹취가 합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녹취가 남용될 경우 사회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경우, 자폐 성향을 가진 아들이 다니던 학교의 특수 교사로부터 정서적 학대를 받았다는 이유로 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하게 되었다. 주씨는 아동학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아들의 가방에 전원이 켜진 녹음기를 넣어 등교시켰다고 알려졌다. 주씨는 수집한 녹취를 법정에 증거물로 제출하였으며, 이로 인해 처벌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씨의 행동이 적법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녹취 내용을 자세히 분석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법에 따르면 대화 당사자 간의 대화를 녹취하는 경우는 위법하지 않다. 그러나 제3자가 대화를 몰래 녹취한 경우에는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청취하거나 녹음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제3자가 불법적으로 녹음했다고 하더라도 해당 녹취를 증거물로 활용하는 것이 공익에 더 부합한다면 비교 이익형량의 원칙에 따라 법정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승재현 선임연구위원은 "주씨의 사례의 경우 교사가 주씨의 아이에게 직접 이야기한 내용이 녹음되었는지, 다른 아이들에게 주씨의 아이와 관련해 이야기한 내용이 녹음되었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며 "전자의 경우 대화 당사자 간의 녹음으로 위법하지 않지만, 후자의 경우 제3자가 녹음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비록 불법적으로 수집된 녹취라 할지라도 해당 녹취를 증거로 활용하는 것이 공익에 더 부합한다면 법정에서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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