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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한 매력, 김치찌개와 면발의 비밀

김치찌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다행히도 근무하는 을지로에는 맛있는 김치찌개 맛집들이 많이 있다. 각종 채소와 쌈을 곁들인 김치찌개부터 큼직한 돼지고기와 두부가 들어간 종류까지 다양한 메뉴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식사 후반에 등장하는 라면 사리는 최고의 별미이다. 하얀 면발이 새빨간 국물에 퍼져 구불구불해지는 순간은 항상 탄성이 나올 정도로 맛있다.

하지만 궁금한 점이 생겼다. 왜 면발은 구불구불한 곡선 모양일까? 나름 직선으로 만들면 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세상에는 구불구불한 것들이 많다. 산의 능선도 그렇고, 강이나 소나무도 그렇다. 게다가 고속도로에서는 졸음 방지를 위해 직선 주행을 70초 이상 못하도록 곡선 구간을 넣는다고 한다.

우연히 방송 뉴스에서 면발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봉지 안에는 면발을 일렬로 연결하면 40m에 달하는데, 구불구불하게 만들어야 봉지에 담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야 뜨거운 물과 양념이 면발에 잘 스며들게 되고, 젓가락으로 집기도 편하다고 한다. 이렇게 면 하나에도 깊은 철학이 담겨있다니, 미소가 절로 나온다.

스페인의 유명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는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다"라고 말했다. 조금 느리게 보일 수 있지만, 구불구불한 곡선은 매력적이다. 담을 건 다 담고 말 것이니까 말이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스피드 경쟁과 효율에 대한 빠른 성과를 요구한다. 우리는 조급해지고, 조금 느리거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참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동화 토끼와 거북이에서도 꾸준한 거북이를 칭찬하기보다는 빨리 뛰지 못한 토끼를 비난하는 것이 더 익숙하고 편하다.

일본의 유명한 카피라이터 이토이 시게사토는 "조직의 성장에서 급격한 우상향은 좋지 않은 징조"라고 경고했다. 우리 몸의 체중도 그렇고, 비행기도 높이 날아갈 때 급하게 기수를 올리는 것은 항상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구불구불한 면발은 우리에게 깊은 교훈을 준다. 직선만을 추구하기보다는 구불구불한 곡선의 매력과 면발처럼 적극적이고 유연한 모습을 갖추자. 인생의 여정에서 조급한 순간에도 차분하고 꾸준한 거북이처럼 나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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