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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산아, 오늘 대단한 날인데… 빨간 소주 한 병씩 까자.]

24일 밤 서울 삼선동의 지하 연습실에서는 작은 연극 연습이 이루어졌다. 연극 질투의 주인공인 완규 역을 맡은 배우 이호재(81)가 대사를 말하면서 스태프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대로 보면 연극 대사인 줄 알겠지만, 이호재의 평소 말투와 너무 닮아서 그러한 것 같았다. 극작가 이만희는 올해로 연기 인생 60년을 맞은 이호재를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는데, 그 안에는 이호재의 평소 모습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술자리에서 꼭 20.1도의 빨간 뚜껑 참이슬을 사람들에게 시켜 맥주잔에 따라 마시는 습관부터 그의 단골 건배사 "좋았어!"를 외치는 말투, 술 때문에 걸린 통풍까지...

이호재의 첫 무대는 1963년 명동국립극장에서였다. 그는 생쥐와 인간의 레니 스몰 역을 맡았다. 가끔 TV와 영화에도 출연했지만, 그의 주요 무대는 언제나 대학로 연극판이었다. 1970~1990년대에는 한국연극영화예술상, 동아연극상, 이해랑연극상 등 주요한 상을 받았고, 2011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대학로의 술집에 앉으면 지나가는 후배들이 인사를 건네기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는 정도로 그는 연극계의 큰 어른이다.

오는 27일 서울 동숭동의 학전블루 소극장에서는 질투라는 공연이 개막한다. 이 작품은 이호재를 위해 극작가 이만희와 연출가 최용훈, 배우 남명렬, 남기애 등이 의기투합해 만든 헌정극이다. 이 작품은 황혼의 사랑과 삼각관계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이루어져 있다. 이호재는 "질투는 남녀관계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말했다. 이호재의 연기 인생 60년을 축하하면서 이 작품은 그의 매력과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선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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