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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명의 배우가 320여 벌의 의상을 갈아입고 말없이 연기하는 총체극 우리가 서로 알 수 없었던 시간이 서울 성산동 문화비축기지 T2 야외공연장에서 14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된다.

이 작품은 극단 무천이 창단 3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첫 번째 공연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 지원 사업 공연예술창작산실의 올해의 레퍼토리로 선정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은 오스트리아 극작가 겸 소설가인 페터 한트케의 관객모독과 베를린 천사의 시를 각색한 것이다.

한트케는 텅 빈 광장에 상주하는 노숙자의 시선에 비친 수많은 인간 군상을 통해 현대인의 삶과 시대적인 문제를 성찰한다. 이 작품은 인간의 실존적 외로움과 불안을 무심함에서 화합과 화해로 나아가는 시간으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이 작품에서는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세대를 망라한 스무 명의 배우가 두 시간 동안 320여 벌의 옷을 갈아입는다. 이를 통해 평소 서로 지나치면서 바라본 인간 군상, 삶의 풍경, 시대의 상처와 흔적을 침묵으로 표현한다. 권성덕, 정동환을 비롯한 원로 배우들과 정혜승, 정재진, 김선화, 곽수정, 이유정 등이 캐스팅되었으며, 박정자, 김명곤, 남명렬, 최수진, 박미용 등 연극계 대표 배우들이 특별 출연한다. 또한 무용가 박호빈, 비디오 아티스트 겸 무용가 박진영, 성악가 겸 배우 권로, 미디어 아티스트 김태은, 작곡가 신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인물들도 참여한다.

연출은 김아라가 맡았으며, 김 연출은 일본 작가 오타 쇼고의 침묵극 정거장 시리즈를 무대에 성공적으로 올린 경험이 있다. 이번 작품은 극적인 요소가 없이 오로지 몸짓과 표정을 통해 스토리를 전달하는 비언어극으로 선보인다.

이 작품은 관객들을 거대한 침묵 속으로 이끌며, 현대인의 삶과 문제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성찰하게 한다. 서울 성산동 문화비축기지 T2 야외공연장에서 22일까지 공연되니, 관심 있는 이들은 꼭 관람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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