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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현실적인 캐릭터들을 초월적인 상황에 놓아 공감대를 일으키지만, 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는지는 제작진의 소개 자막이 나오기 전까지는 쉽게 답할 수 없다. 영화는 혼돈의 상황을 장황하게 2시간 이상 보여주지만, 그 이후에는 끝이 없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아파트에 갖는 환상을 보여주는 것인가, 아니면 정의하기 힘든 인간애를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인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황궁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이상저온현상과 지진이 겹친 서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황궁 아파트로 모이지만, 이로 인해 입주민들과 외부인들 간의 갈등이 생긴다.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인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웹툰의 전후관계보다는 프리퀄에 가깝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엄태화 감독은 "원작에서는 처음 아파트의 시스템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주지 않고, 외부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변화된 공간을 바라보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인물들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영탁(이병헌 분)이 주민 대표로 선출되고, 입주민들이 외부인을 배척하는 과정을 상세히 보여준다. 추천과 투표라는 민주적인 절차를 따르지만, 한 명의 대표가 집권하여 공동으로 작업하고 그 결과물을 분배하는 방식은 사회주의를 따른다. 여기에는 영탁이 대표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보이는 집념과 집착이 독재자의 그것과 닮은 면이 있다. 영화는 "가족과 개인적인 이익, 자유와 평등, 공동체의 이해와 자기주장의 충돌"이라는 복잡한 인간애를 다루고 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현실적인 상황에서 인간들의 감정과 행동을 미묘하게 그려내어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러나 영화가 궁극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담고자 했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다. 영화의 복잡한 내용과 상황들은 시청자에게 여러 가지 생각과 의문을 떠올리게 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한민국에서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또 다른 해석으로는 인간 관계의 복잡성을 이야기하려고 한 것일 수도 있다. 이 영화는 각자의 해석과 생각에 따라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으며, 이는 영화의 가치와 매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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