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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이병헌의 섬세한 연기 볼만하다

이병헌은 그야말로 진정한 배우다. 그의 연기는 마치 다른 인간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이병헌의 팬들 사이에서는 그를 사는 배우라고 부른다. 그러한 배우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과거를 지우는 기술을 갖춘 것이다. 다른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들어, 과거에 맡았던 역할을 마치 싹 다 지워버리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이병헌을 칭찬하는 가장 좋은 말은 그 배우 전에 무슨 역할 했는 지 기억조차 안 난다는 말이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이병헌은 다시 한번 그런 증명을 했다. 최근 삼청동에서 만난 이병헌은 영화 시사회를 보고 자신의 연기에 대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한번 연기한 것들이 CG로 보정된 건가 싶을 정도로 내 눈빛과 얼굴이 완전히 달라져 있어서 놀랐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재난영화의 틀 안에서 블랙코미디, 스릴러,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있다. 이 영화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 903동에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전개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병헌은 이 영화에서 한 아파트 주민 대표인 영탁 역을 맡아 날카롭고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주민들을 위해 희생하는 리더 역할을 맡은 후에 점점 권력에 사로잡혀 광기 어린 폭군이 되는 감정 변화를 매우 효과적으로 연기했다. 양극단을 오가는 반전 캐릭터를 연기한 그를 출연자 중 한 명인 박보영은 "이병헌 선배는 정말 눈부신 연기를 했다"고 칭찬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엄태화 감독의 연출로 만들어졌다. 이병헌은 이 영화를 처음 듣고 "아파트 하나만 살아남은 스토리인 것 같다"며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병헌의 섬세한 연기와 함께 엄태화 감독의 작품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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