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시간은 나의 편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지만,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믿었던 20대 초반이었습니다. 그러나 판단력을 갖춘 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내 믿음은 흔들렸습니다. 시간이 내 편일 수도 없다는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그 후로 20년이 가까이 흘렀고, 이제는 절대로 시간은 내 편이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은 시간 그 자체이며, 내 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집에서 함께 나이를 먹는 여자 뿐입니다. 한때 산소처럼 생명을 불어넣어주던 여자는 이제 산 소(牛)처럼 되어 나를 씹어먹는 것뿐입니다.

시간은 인간에게 영감을 줍니다. 소해, 소월, 소시와 같은 위인들은 시간에 영감을 받아 탄생하였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남소삼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1950년대부터 1960년대에는 남파 여간첩의 이름과 같다는 이유로 현재의 이름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용띠의 해를 맞이한 올해는 용띠들에게 근거 없는 희망을 가져다줍니다. 때가 되면 오고가는 시간의 모습일 뿐이지만, 왠지 반갑고 다정하게 느껴집니다. 그에 반면 중국에서는 태어난 해가 다시 돌아오면 특별히 조심하며 1년을 보냅니다. 인간은 시간을 구분합니다. 똑같은 시간일지라도 2023년 12월의 마지막 날 12시와 2024년 첫날의 1시는 다르게 느껴집니다. 마치 100m 달리기의 출발선에 서는 느낌이지만, 작심삼일이라는 증상을 피할 수 없습니다. 72시간이 지나면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됩니다. 시간은 위대한 교사입니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른다고 합니다. 철학적, 현상학적, 심리학적 설명 중에도 제대로 납득할 수 있는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래시계 이론입니다. 매일 한 번씩 뒤집는다는 가정하에 시간이 흘러가면서 병목 구간의 유리가 닳아갈수록 모래의 낙하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위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시계를 기계 안에 가둔 것이 시계로 해시계, 물시계, 불시계(양초)에 이어서 나타난 모래시계도 여전히 시계의 진정한 후손이라는 것입니다.

시계라고 하면 반드시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동북 군벌입니다.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