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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엘니뇨로 인한 신흥국 채권 가격 하락 가능성

올 여름 전 세계를 덮친 슈퍼 엘니뇨로 인해 신흥국 채권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신흥국들은 농산물을 중심으로 치솟는 물가를 통제하기 위해 다시 한 번의 긴축 정책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 현지시간에 "개발도상국 채권 시장 중 가장 위험에 처한 국가는 인도, 필리핀, 페루"라고 분석하였습니다.

인도, 필리핀, 페루는 엘니뇨 중에서도 바닷물의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기간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슈퍼 엘니뇨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로 인한 농식품 물가 상승의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 여름의 엘니뇨는 인도와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농업 생산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북부 지역의 호우 피해로 인해 쌀 생산량이 줄어들어 쌀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도 델리의 소매 쌀 가격은 올해 들어 약 15% 상승했으며, 전국 평균 가격도 8% 이상 상승하였습니다. 이에 인도 당국은 지난 21일 바스마티 품종을 제외한 전 품종의 쌀 수출을 금지하기로 발표하였습니다.

반면에 태국은 인도와는 반대로 엘니뇨로 인해 강우량이 급감하여 작황 부진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태국산 쌀 수출 가격은 지난달 말 톤당 518달러로 1년 전보다 24% 상승한 수치를 기록하였습니다. 3대 쌀 수출국인 베트남에서도 엘니뇨에 따른 공급 우려로 쌀 가격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였습니다. 베트남에서 5% 깨진 쌀은 톤당 515~525달러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였습니다.

식량 생산량 감소와 식량 가격 상승은 신흥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시아 신흥국 가계 예산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제통화기금(IMF)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인플레이션 바스켓에서 식료품 비율이 약 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신흥국들은 농산물 가격 상승을 통제하기 위해 다시금 긴축 정책을 시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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