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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간첩과의 사이버 드보크, 미수사로 비난받는 국가정보원의 애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핵심 간부들에게 주목이 쏠리고 있다. 그렇지만 이 사건을 5년 이상 추적하며 막말로 애를 먹은 이유는 바로 사이버 드보크 때문이었다. 국가정보원과 방첩 당국은 북한 대남 공작원과 외국의 이메일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여 교신하는 사이버 드보크 탓에 수사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드보크(Dvok)는 비밀 매설지를 뜻하는 단어로,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무기, 통신장비, 공작금 등을 주고받거나 보관하는 장소를 가리킨다. 이 용어는 러시아어로 참나무를 의미하는 "두브(dub)"에서 파생되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시베리아 지방에서 연락 수단이 없던 상황에서 큰 참나무에 표식을 남기고 물건을 주고받은 곳에서 유래하였다. 과거 북한 공작원들은 도심 버스터미널이나 지하철역의 물품보관함 등에서 설치한 드보크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북한 대남 공작부서는 신종 연락 수단인 사이버 드보크를 개발하여 인터넷 곳곳에 설치하게 되었다. 2010년 한춘길 간첩 사건이 발각되면서 사이버 드보크의 본격적인 활용이 드러났다.

북한의 간첩 및 테러 활동은 사이버 공간으로 주력을 옮기고 있다. 이들은 무역회사 등을 위장하여 해외 사이버 공작 거점을 수십 개 운영하며, 간첩 활동 외에도 불법 사이버 도박장을 운영하여 외화를 벌이는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또한, 북한은 수백만 대 이상의 좀비 PC를 관리하며 사이버 테러에 활용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2009년 북한은 좀비 PC 11만 대를 동원한 7·7 디도스(DDoS) 공격으로 인해 544억원에 달하는 경제적인 손실을 초래했다.

이렇듯 북한의 대남공작은 사이버 공간에서 확산되고 있으나,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적발된 간첩은 단 3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간첩단의 사건 결재를 미루며 회피한 사례까지 드러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국가정보원과 방첩 당국은 사이버 드보크와 북한과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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