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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몰아치는 연일의 극강 호우에 대한 긴급재난문자가 전해져왔다. 굵은 빗방울은 초목과 지붕을 적시고 작은 내와 강, 물웅덩이, 호수를 넘치게 만들었다. 진흙탕처럼 변한 길을 걷기 힘들게 하고, 제방을 세우던 석재가 하나 둘 무너져 내렸다. 이에 따라 집과 가축, 인간 목숨마저 삼켰다. 산사태로 다수의 주택이 매몰되었으며, 지방도로는 물에 잠겨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졌다. 항공편과 기차 편도 취소되어 이동이 매우 어려워졌다.

이런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무서운 물의 위력에 떨며 밤을 새우며 이 사태를 주시했다. 장맛비의 힘은 도저히 통제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 이런 기후 위기는 우리 사회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걸까? 전국적으로 물난리가 발생하는 가운데, 우리집의 고양이들은 굳은 눈을 하고 소파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잠을 잘 뻔했다. 마치 우리 집이 한적한 섬처럼 보였다. 장맛비는 이제 그만 내려도 좋으련만! 우리는 이런 습관의 노예가 되어버렸을까?

작가 마르탱 파주는 "비가 내리면 사람들은 독서를 하고, 영화관에 가고, 그리고 사랑에 빠진다"라고 했다. 비는 사람들에게 예상치 못한 일들을 꾸미는 법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비는 오래된 우정을 시험하고, 일요일의 피크닉을 망치며, 우리를 우연의 인연으로 이끈다.

비가 내리면 추억의 창고 문이 열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 창고 안에는 어떤 소중한 것들이 남아 있을까? 파꽃과 국수 가게, 어린 시절에 재던 키의 눈금이 남아 있는 옛집, 낡은 사진들, 그리고 길... 이런 비오는 날, 우리는 뜬금없는 추억들을 마주할 수 있다. 한 번쯤은 창문 넘어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 그렇다면 그 슬픈 눈으로 나를 보지 말아요. 가버린 날들이지만 잊혀지진 않을거예요.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면 조그만 길모퉁이 찻집에 들러봐요. 여전히 흘러나오는 노래는 옛 향기를 가져다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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