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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의 끊임없는 그림 그리기 열정은 그의 삶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사정이 허락되는 한 그는 매일매일 그림을 그렸다. 그는 "붓을 들면 야속하기만 한 세상일이 머리에 떠오르나 그러나 내가 붓을 듦으로 해서 이런 야속한 것들을 이겨갈 수가 있다"라고 파리에서 보낸 편지에서 밝혔다. 그리고 "난 계속 몸이 괴롭지만 일만은 늘 하고 있다. 일을 함으로써 모든 것을 이겨가는 것 같다"라고 뉴욕에서 보낸 편지에서 그의 힘든 상황을 고백하기도 했다. 김환기는 밤낮없이 일하며 그림을 그렸다. 이처럼 그는 언제나 그림 앞에 성실하게 서서 끊임없이 노력했다.

김환기의 작품 세계는 전시회 한 점 하늘에서 보여진다. 이 전시회에서는 그의 작품의 변천사를 볼 수 있다. 117점의 시기별 주요작과 김환기가 소장했던 달항아리, 그리고 100점 가량의 방대한 아카이브에서 골라진 작품들이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정리해준다. 청년 시절의 대표작 론도(1938)는 그가 일본에서 배워온 추상 양식을 적용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그의 말년에 그렸던 점화 작품에서도 볼 수 있는 특징적인 색면 구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작품 꽃가게(1948)에서는 나중에 점화로 발전할 씨앗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꽃들을 큼직한 점으로 표현하고 선반을 수평선으로 단순화함으로써 사실을 재현하면서도 점화로 나아갈 준비를 담고 있다.

김환기는 항상 "고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면서도 붓을 결코 놓지 않았다. 그는 그림 그리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고 야속한 세상과 싸우기 위해 노력했다. 김환기의 그림은 그가 끝없이 쌓아온 노력과 열정의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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