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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기에 ‘핑퐁 외교’와 ‘셔틀 외교’로 미·중 수교와 중동 평화에 기여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29일 현지시간에 타계했다고 알려졌다. 키신저 전 장관은 10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키신저 전 장관의 외교 컨설팅사인 키신저 어소시에이츠는 이날 키신저 전 장관이 미국 코네티컷주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23년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유대인 출신이다. 그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1938년에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에서 철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키신저 전 장관은 리처드 닉슨(1969~1974년) 전 대통령과 제럴드 포드(1974~1977년) 전 대통령 시절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으로 재직했다. 그는 당시 옛 소련과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주도하여 동서 진영 간의 긴장 완화를 이룩한 인물로 꼽힌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69년 옛 소련과의 핵무기 제한 협상을 시작하여 1972년 전략무기제한협정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그 해에 닉슨 미 대통령과 마오쩌둥 중국 주석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갖는 데 기여하여 미·중 수교를 이루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핑퐁 외교’를 통해 중국과의 접촉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1971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를 계기로 중국과의 접촉을 시작한 뒤, 4월에는 미국 탁구 대표팀이 중국을 방문하여 경기를 벌이는 등 양국의 수교에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1973년에는 파리협정에서도 중재 역할을 하였고, 이로써 같은 해에는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1970년대에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 갈등이 심화되자 양측의 중재도 키신저 전 장관이 맡았다. 이 때 ‘셔틀 외교’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외교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책을 저술했다. 그의 저서에는 ‘세계질서’, ‘중국 이야기’, ‘디플로마시’ 등이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그의 뛰어난 외교 실력과 지식으로 세계 평화와 국제 정세의 안정화에 기여한 업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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