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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 경영방침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노트에는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 반도체 디자인센터(Design Center), 컴퓨터 PC 워크 스테이션(Work Station)과 같은 내용들이 담겨있었습니다. 현대그룹은 정 회장의 20주기를 맞아 지난 4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서울 연지동 본사에서 정몽헌의 도전, 다시 현대라는 사진전을 개최하여 이 노트를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노트를 보면, 정 회장은 미래와 도전을 중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1990년 당시부터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혁신, 반도체와 컴퓨터와 같은 새로운 분야에 대해 고민을 반복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위성과 같은 우주산업도 그의 큰 관심사였다고 합니다.

정 회장의 철학은 그의 어록에도 잘 담겨있습니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의욕, 한계를 넘어서려는 도전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1986년 송년사), "모험과 도전을 기피하는 자, 관행과 비능률 속에 정체하는 조직은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1986년 정례조회), "기술이 핵심이며 기술은 사람이 하는 것"(1993년 인터뷰) 등의 말들이 사진전 현장을 수놓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 회장의 비전과 구상은 미완에 그치게 되었습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5남으로 후계자로 지목되었지만, 그는 순탄한 길을 걷지 못했습니다. 2001년 현대전자와 현대건설이 경영난에 휘말리면서 정치권의 영향도 받았습니다. 대북송금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다가 2003년 타계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아내 현정이 회장의 역할을 분투했지만,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현대무벡스와 같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수준까지 성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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