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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2시, 폭우가 쏟아지던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에 민방위 훈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신호등은 적색 점멸등으로 바뀌었고, 경찰들은 도로 중앙에 서서 차량들을 멈추게 했다. 이는 민방위 훈련 중이었던 것이었다.

「지금 움직이면 안된다. 오른쪽 갓길로 차를 세우고 기다려달라.」 경찰들은 호루라기를 불며 주변에선 불안한 시선들이 고동쳤다. 버스 승객들은 갑작스런 통제에 당황해 창문 밖을 열심히 쳐다보았고, 운전자들은 공습경보 발령 문자를 확인하는 등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20분간은 전국적으로 동시다발적인 민방위 훈련이 실시되었다. 이는 공공기관과 학교를 제외한 공개된 장소에서 일반 국민들의 대피와 차량 통제 훈련이 함께 이뤄진 것으로서, 이는 6년 전인 2017년 8월 이후에 처음으로 이루어진 일이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서는 총 216개의 도로 통행이 제한되었다. 특히 서울시에서는 세종대로 사거리~서울역 교차로(1.5km), 광흥창역 교차로~여의2교 교차로(3.4km), 하계역 교차로~중화역 교차로(3.8km)에서 훈련이 이뤄졌다.

공습 사이렌이 울리는 시각,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역사 내부는 외부에서 들어온 시민들과 플랫폼을 갓 빠져나온 시민들로 붐비며 혼잡했다. 일부 시민들은 통행이 막힌 지하철역 출입구 앞에서 스마트폰을 켠 채 민방위 훈련에 대해 찾아보며 기다렸다.

그 밖에도 역사 내부에서는 민방위 훈련에 맞춰 여러 행사들이 진행되었다. 한국 전쟁 당시 사용되었던 총기 모형이 전시되고, 심폐소생술(CPR) 교육이 이루어졌다. 역사 공간은 훈련과 함께 국민들에게 더욱 안전한 대피 방법을 알리는 자리로 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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