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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청 민원실에는 최근에 색다른 자판기가 등장했다. 이 자판기는 민원실 번호표 발행기 옆에 설치된 문학자판기로, 가로 33㎝, 세로 25㎝, 높이 1m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 두 개의 버튼을 갖고 있는 이 자판기는 짧은 글 버튼과 긴 글 버튼으로 구성되어 있다. 짧은 글 버튼을 누르면 500자 이하의 짧은 문구가 영수증 형태의 용지에 인쇄되고, 긴 글 버튼을 누르면 500자 이상에서 최대 2000자까지의 긴 문구가 인쇄되어 출력된다.

이 문학자판기에서 출력된 용지에는 국내 작가들인 정호승, 이슬아, 백세희를 비롯하여 해외 작가들인 헤르만 헤세, 밀란 쿤데라, 무라카미 하루키, 요시모토 바나나 등의 시나 명언, 소설, 수필 등에서 발췌한 구절이 담겨 있다. 종로구청장인 김영종은 "민원 증명 발급 등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일상 속에서 인문학적 감수성을 키워 독서문화 향상에 기여하고자 문학자판기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문학자판기는 5년 전에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유럽 지하철역에서 설치되어 큰 호응을 얻었으며, 최근에는 국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타트업 구일도시에서 제작한 문학자판기는 2017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도서전에서 첫선을 보였고, 이후 경기 용인시, 광명시, 안양시, 경북 예천군, 영양군, 충북 청주 청원구와 흥덕구, 울산 북구, 서울 마포구, 송파구, 종로구 등 전국 80여 개의 지자체 건물과 공간에 설치되었다. 또한 공공도서관과 제주공항, 대구지하철 등의 공공시설에서도 문학자판기가 설치 및 운영되고 있다.

구일도시에 따르면 대구지하철 10개 역사에 설치된 문학자판기는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60만 건 이상의 출력 수를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용인 경전철 역사에서도 문학자판기가 2대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독서 및 문학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문학자판기는 주민들의 민원 처리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을 활용하여 문학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문학자판기의 확산은 독서문화의 발전과 인문학적 영감을 얻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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